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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바비_바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켄은 그냥 켄!

by 아들둘딸둘맘 202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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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정보

Barbie, 2023
개봉 : 2023.07.19
장르 : 드라마,모험,블랙 코미디, 판타지, 로맨스
국가 : 미국
등급 :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14분
감독 : 그레타 거윅
출연 :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맥키넌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2. 줄거리

정형화된 바비(마고 로비 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수많은 '바비'들과 살아가고 있는 가장 완벽한 '바비'이자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바비'들과 함께하는 춤과 노래, 파티를 즐기며 '바비랜드' 속 정해진 규칙과 틀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그의 삶은 갑작스럽게 어긋난다.
자신에게서는 맡을 수 없었던 냄새가 나는가 하면 하이힐에 맞춰 들려있던 뒤꿈치가 하루아침에 땅에 내려앉는다.

이 일을 계기로, '바비'는 '켄'과 함께 현실 세계로의 특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바비'는 예기치 못한 위험과 마주하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1959년 세상에 처음 등장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바비'라는 아이코닉한 존재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부터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물이 나오지 않는 샤워기, 입보다 큰 칫솔, 먹을 수 없는 음식까지. 비현실적이지만, 인형이 사는 곳이기에 현실적인 '바비랜드'라는 공간이 디테일하게 탄생했고, 우리가 아는 핑크색의 모든 스펙트럼이 담겼다. 한 페인트 회사의 형광 핑크 페인트를 모두 품절시킬 만하다.

이렇듯 '바비'는 압도적인 화면에 시작부터 눈이 즐겁다. 상상과 현실, 2차원과 3차원을 오가는 시각적인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에 실제 웃음이 터져 나오는 유머도 첨가돼 풍성함을 더했다. 그러나 '알아야만' 웃을 수 있는 내용도 있어 주변의 웃음소리에 의아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비'에는 단순히 웃고 즐길 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비랜드 속 바비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과정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바비와, '말'과 '가부장제'를 대표로 한 남성성에 눈을 뜨게 되는 켄의 모습을 대비적으로 그리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결국 켄에 의해 바비랜드가 켄덤랜드로 바뀌어버린다. 대통령을 하던 바비도, 켄의 말과 행동에만 영향을 받을 뿐이다. 바비인 '나'란 존재는 없다. 이에 '바비'는 인간(아메리카 페레라 분)의 입을 통해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편견과 벽, 자기 검열 등 세상의 부조리함을 외친다. 결국, '바비'가 하고 싶은 얘기가 그 대사에 모두 담겨있기도 하다.

3. 영화에 담긴 주제의식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답게 페미니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바비는 특별히 여성이기에 요구되는 것들에 대한 고찰과 완벽한 여성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인간 캐릭터인 글로리아가 가부장제에 전염된 바비들을 깨우는 대사에서 잘 알 수 있다.

 

''바비도 결국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약해도 되고, 괴로워도 된다는 것, 그래도 바비는 바비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 그레타 거윅

 

뉴시스 송정빈 기자는, 이 영화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남성을 비웃고 가엾게 여기기까지 하는 페미니즘 영화이면서, 동시에 특정 사상이나 철학을 주창하는 것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속한 사회가 어떤 곳인지 우선 숙고하라고 말하며 페미니즘을 위한 페미니즘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보여준 영화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이 영화가 남성을 적으로 돌린 뒤 성별을 갈라 치려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명시했다. 

 

바비랜드는 페미니즘이 완벽하게 실현된 공간이라는 점이다. 그곳은 여성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곳이며, 다양한 인종 다양한 체형의 여성들이 타고난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곳이다. 바비'의 바비랜드처럼. '바비'의 오프닝 시퀀스가 보여주고 있는 게 바로 이 내용이다. 송정빈 기자는 이런 의미를 담은 바비인형이 전 세계 소녀들의 손에 쥐어졌음에도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바비'의 바비가 실제 세계 속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은 바로 이 같은 현실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그들의 페미니즘은 켄이 들여온 유치한 가부장 철학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바비들이 각성하면서 켄덤은 다시 바비랜드로 복구된다. 이 대목은 여성의 변화는 여성이 어떤 존재인지 자각하고 학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 즉 자신을, 여성을, 페미니즘을, 사회를 공부하고 생각해서 내면화했을 때 그제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하는 바비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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